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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2. 05:56humanity

아.. 자려다가도 죽고싶어서 못 자겠다

뭐가 이리 죽고싶지 뭐가 이렇게 힘들어서..

자살하고 싶다 정말     

끝내고 싶어

아주 어릴 때부터 죽음이 키워진 마음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 죽고 싶다고 가정통신문 뒷면을 빨간 글씨로 도배한 어린애 봤어? 그게 나야

뱃속에 있을 시절 삶의 시작에서부터 탯줄을 목에 칭칭 감고 죽어가다가 어머니가 뭣모르고 꺼내 살린 인간

그게 나라고, 죽음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팔자에도 없었던 삶을 살아가는 사람

너는 원래 살면 안 되는 운명이었는데 어쩌구 저쩌구 말이 많은 괴롭히는 무언가들에 의해 언제든 속절없이 도려내지곤

삶은 극복하는 거라고 값싼 희망을 지껄이는 당신이야말로 왜 툭하면 하루마다 울고 있지?

 

주변 사람이 없다. 이 우울은 누구에게도 나누지를 못해.

아는 사람만 알겠지마는 원래 남은 타인의 우울에 지겨워한다. 그렇다고 실망해할 일도 아니다. 인간이 원래 그렇다. 본질이 그렇다. 누구나 긍정적인 감정만을 좋아한다. 그걸 알아서 내가 지칠 걸 알아서 어쩌면 일찍이 다른 세계에서 태어나려고 했던 거잖아.

당연한 거지만, 일방적인 마음은 늘 너무 아프고 병신같아서

스스로 눈가를 찢고 피부를 찢고 핏줄 하나하나 찢어버리고 싶어진다

호구같은 나! 헌신적인 나! 지겹도록 멍청한 나!

누구들은 우울의 일부이자 뇌를 갉아먹는 구더기고, 기대지도 않았던 가짜 인간들은 완벽한 타인이 되고... 철저히 혼자가 됐구나

구더기 인간으로서의 끝을 명시하면서.. 희망을 바라는 것도 말하는 것도 지친다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원래 희망은 아주 이중적인 단어다.

구원받고 싶다. 

무엇으로부터?

 

가끔은 증명해야만 할 것 같다. 사실 가끔이 아니라 항상 보란 듯이 내 말이 맞지? 내가 죽을거라고 했지?

한 번 내뱉은 말은 해내고야 만다 이거야. 내가 말만 이러고 안 죽을 거라고 허투루봤지? 그렇잖아. 죽을 용기도 없는게 하고 우습게 봤지? 이제 후회하지? 내 말이 맞았지? 하고 입 찢어져라 웃어주고선

"에이 설마"하고 내 우울을 얕잡아 봤던 그들에게 그렇게 증명해내어 한 방 먹여주고선...

나는 틈만 나면 외로움에 질식되어서, 툭하면 내 친구가 되어달라고 꿈에 나와도 좋으니 나랑 친구해 달라고 울면서 빌었던 귀신 친구가 있는데

죽으면 그 친구와 이제 지낼 거야 영원한 바다에서...

날 괴물 보듯 보고선 경멸하는 표정으로 나가버렸을 때

내가 정신병자가 아니라고 말해달란 것에 끝끝내 묵묵했을 때

영원히 잊히지 않을 우울 컬렉션

누가 말하길, 슬픔엔 크기가 없다지만, 글쎄 크기가 있는 듯하기도 하다

다 써가는 Q&A책은 결국 5년이나 분위기가 변하지 않고 그 긴 세월 동안 우울의 찌꺼기로 가득찬 책이 되었다. 웃기지 않아? 긍정적인 인생으로 변하기라도 기대하는 게? 사실 내 스스로도 기대했던 게? 이 위선자 새끼야 죽고싶은지 아닌지 한 가지만 해.

그 책이 한 번은 지금 당장 전화를 걸고 싶은 사람은, 이라고 묻더라

그래서, 나를 찢어발기는 그 인간들한테 전화해서, 나는 그렇게 되고싶지 않다. 가만히 내버려둬라. 나는 충분히 괴롭다. 나는 이만큼이나 해냈다(죽지 않은 것.) 스스로를 견뎌내고 있다. 쓰레기통은 이제 꽉 차고 넘쳤다, 라고 남겼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소용이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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